계곡 옆 선재길

가을이지만 아직 여름이 남아 있는 9월, 선재길에 갔다. 월정사에서 상원사까지 10여km의 숲길. 어느 도시에서 출발하든 진부 터미널까지 시외버스를 타고 가서 월정사 혹은 상원사까지 운행하는 시내버스를 타면 된다. 월정사에서 내리면 상원사까지, 상원사에서 내리면 월정사까지 걷는 것. 그저 마음 편하게 혹은 머리를 식히거나 기분 전환하기에 좋은 길이어서 왕복보다는 편도가 낫다.

선재길은 여름에 걷기 좋은 길이다. 경사 없이 바로 옆으로 맑은 계곡이 시종일관 흐른다. 계곡 옆이라고 길은 좀 울퉁불퉁하지만 콸콸콸 청량한 물 소리를 들으며 마음 편하게 나무 그늘 아래를 걷는 기분이 제법 후련하다고나 할까. 그래도 돌 많은 산길이라고 보통의 산책로라면 2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거리를 도시락 까먹고 쉬엄쉬엄 느린 걸음으로 4시간 가까이 걸었다.




우리의 도시락 스팟. 나의 반찬은 실패한 멸치볶음과 딴지마켓에서 산 김치, 게맛살 두 개. 친구의 반찬은 엄마의 멋진 깻잎김치, 도라지무침, 완벽한 멸치볶음, 그리고 직접 부친 얌전한 분홍 소시지. 바람이 불면 나뭇잎이 물 위로 떨어졌다. 나는 밥을 꼭꼭 씹어 먹었다. 물이 적었는지 밥이 되었다.

2017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