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보내며, 방울토마토 스파게티


레시피는 여기

마늘 고추 바짝 볶아서 반 가른 방울토마토 열 몇 개 넣고 중불에서 10분 정도 졸인 다음 소금 한두 꼬집 넣어 간하고 삶은 파스타와 면수 넣어 섞는다는, 한 마디로 알리오 올리오에 방울토마토 추가한 파스타이다. 근데 되게 맛있다니까 팔랑귀인 나는 얼른 해먹어 보고 싶어서 바로 오늘 해먹었다. 마침 냉장고에는 내 의사와 상관없는 방울토마토가 몇 개 있었다.

스파게티 양이 많았던 건지(많았잖아), 방울토마토가 너무 맛이 없었던 건지(역시 그렇지?), 충분히 졸이지 않았던 건지(그래도!) 아무튼 내 거는 맛이 없었다. 얼마나 맛이 없었느냐 하면 이것 먹고 여름아 잘 가, 하기에는 좀 너무한 느낌. 게다가 나는 쭈글쭈글한 토마토 껍질이 음식에 어질러져 있는 것 싫다. 그렇다고 방울토마토 하나하나 칼집 내서 뜨거운 물에 데쳐 껍질 벗겨 넣기에는 노동력 대비 가성비가 너무 아니지 않은가.

아무튼 망쳐버린 스파게티에 치즈 가루라도 잔뜩 뿌려 먹었다. 샐러드는 올리브오일(2T), 레몬즙(1T), 소금(2꼬집)을 섞어(유리병에 넣고 흔드는 게 최고인데 오늘은 거품기로 휙적휘적하느라 괜한 체력 소모) 상추에 뿌리고 역시 또 치즈 가루를 뿌렸다. 왜냐하면 로메인 아니고 상추지만 지향하는 바는 씨저샐러드이므로. 이렇게 여름을 보낸다. 낯설고 벅찬 여름이었다.

2016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