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부지리

마음껏 가라앉기란 어디 쉽지 않아
누구든 물고기를 탐낸다

너의 사랑은 기껏해야 순두부
지중해에서 내가 일러두었던 말을
너는 금세 잊어라

무릇한 목적어들로 뭉클한 너의 진심
벌써 몇 번째의 실종 신고
너에게 아이스크림은 괜히 사주었다

밤하늘의 별만큼 가난한 내가
그러나 결백하지 않은 내가
마음 그늘진 곳에 숨겨둔 송어는 없다

무작위로 당첨되는 숱한 아침도 이만
아가미 사이로 실금처럼 새나오는 피
자, 이제 그만 돌아가 주세요

20150226



Burning Oil Sludge, North of Denver, colorado, 1973 / Robert Ada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