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喪)

내가 넘겨 준 너의 머리카락
너는 내게 모르는 얼굴이지만
삶에서 죽음은 가엾은 일이라
괜찮다고 쓰다듬어 주고 싶었어

너에게 버림받은 사람들이
잘 가라고 너에게 손을 흔들어
살았다는 안도감에 착한 사람들
왜 아무도 네게 화를 내지 않는 걸까

최승자 시집 속에 숨겨둔 일만 엔
결백한 자의 비밀이란 겨우 그런 것
괜히 울어주지 않아도 돼 꼬마야
눈물로써 밝혀지는 건 아무것도 없단다

이럴 때일수록 잘 먹어둬야 한다며
오늘따라 유별난 끼니의 당위성
표정을 만드느라 애쓰며들 파이팅
그러나 정작 끼니를 놓치고 있는 한 사람

 

20150315